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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_배구

[여자배구]'삭풍에 맞서는 방법' 현대건설 vs KGC인삼공사

by 빅 픽(Big Pick) 2020. 11. 30.

현대건설 양효진(왼쪽)과 KGC인삼공사 한송이. (C)KOVO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라고 했다. 11월 말이라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면서 몸이 얼어붙는다. 코끝도 시리다.

 

몸은 추워도 마음이 따듯하면 겨울은 편안하게 넘길 수 있다. 하지만 마음까지 얼어붙은 팀이 있다. 현대건설과 KGC인삼공사 모두 최근 겨울 추위를 강하게 느끼고 있다. 두 팀 가운데 한 팀은 오늘 훈기를 느낄 수 있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찬바람과 맞서 이겨낼 팀은 어느 쪽일까. 현대건설과 KGC인삼공사가 29일 오후 4시 수원체육관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현대건설은 2승 6패 승점 5점으로 5위다. 2연승으로 시즌을 시작한 이후 6연패 내리막이다. 오늘 경기를 통해 반드시 흐름을 바꿔야 하는 현대건설이다.

 

KGC인삼공사는 3승 5패 승점 11점으로 4위다. 아쉬운 건 지난 24일 GS칼텍스전이었다. 파이널세트 14-10 리드를 잡으며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연속 4실점하며 듀스를 허용했고, 이후 16-18로 경기를 내줬다. 이 상처를 빨리 극복할 수 있어야 하는 KGC인삼공사다.

 

두 팀의 1라운드 맞대결은 지난 8일 대전에서 펼쳐졌다. KGC인삼공사의 3-0 승리였다. 당시 KGC는 디우프가 27점, 최은지가 10점, 박은진이 8점이었다. 현대건설은 루소가 14점, 양효진과 고예림이 각 9점이었다.

 

승패를 가른 건 리시브와 블로킹이었다. KGC인삼공사는 블로킹 12-3 절대우위를 보였다. 한송이와 박은진이 각 4개, 디우프도 3개를 기록했다. 염혜선도 1개를 거들었다. 반면 현대건설은 정지윤, 루소, 김다인이 각 1개를 잡아냈을 뿐 양효진의 블로킹 득점이 없었다.

 

서브리시브도 효율차이가 상당했다. KGC인삼공사가 42%였던 반면 현대건설은 26%였다. 가뜩이나 세터 포지션 열세인 현대건설은 리시브가 흔들리면 경기에서 승리하기 어려워진다. 오늘 경기 체크포인트다.

 

현대건설은 최근 캡틴 황민경이 발바닥 부상으로 출전시간을 줄였다. 그러면서 라이트 황연주가 나서기도 했다. 정지윤이 라이트로 가면서 이다현이 센터로 포진하는 시스템도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루소가 리시브를 어느 정도는 받쳐줘야 한다.

 

또한 양효진이 블로킹과 시간차 공격으로 게임의 중심에 설 수 있어야 팀이 승리를 향해 갈 수 있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경기 역전패 이후 선수들이 고개를 떨궜다. 분한 표정을 지은 두 명은 최고참 한송이와 캡틴 오지영이었다. 이 두 선수가 후배들을 다독이며 얼마나 잘 분위기를 끌고 올 수 있느냐가 오늘 경기에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자부 경기는 남자부와 다른 점이 있다. 경기로 보면 어지간한 볼은 수비로 걷어올릴 수 있다는 부분이고, 그 외 심리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특히 맨투맨 상황에서 내가 저 선수는 언제든 블로킹으로 잡을 수 있다거나, 공격으로 뚫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있다. 이는 상당히 긴 시간 따라다닌다. 여자농구도, 여자핸드볼도 이런 경향이 짙다.

 

이번 시즌은 이름값이 조금 변하고 있다. 이는 선수가 부담을 느낀 때문이다. 특히 성적이 부진한 팀들을 보면 몇몇 선수가 지나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감독은 물론이고, 단장과 구단주가 나서 다독여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선수 본인이 일어서야 한다.

 

오늘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현장에서 팬들이 경기를 지켜볼 수 없다. KBSN스포츠와 네이버스포츠를 통해 중계방송으로 봐야 한다.

 

주목할 부분은 선수들의 표정이다. 특히 경기 중 표정을 보면 이 경기의 전개 방향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미묘한 심리전에서 승리했다면 추운 겨울 바람을 떨칠 동력을 얻었다는 얘기일 것이다. 승패는 그 다음 이어질 결과물이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