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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야구]'성공률 100%' 외국인 감독, 야신도 못 살린 한화 구할까

by 빅 픽(Big Pick) 2020.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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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로이스터-힐만-수베로-윌리엄스 감독(좌측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OSEN DB, 한화 이글스 제공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성공률 100%를 자랑하는 외국인 사령탑, 과연 ‘감독들의 무덤’ 한화에서도 통할까.

27일 한화의 제12대 사령탑으로 선임되며 3년 계약을 한 카를로스 수베로(48) 신임 감독은 KBO리그 역대 4번째 외국인 감독이다. 보수적인 한화 구단에선 최초의 외국인 감독으로 예상을 빗나간 깜짝 인사. 정민철 한화 단장은 "팜 시스템 선진국인 미국에서 20년 가까이 감독, 코치로 검증이 되신 분이다. 우리 구단 방향성에 가장 잘 맞는 분이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빅리그 경력이 없는 무명 선수 출신의 수베로 감독은 2001년부터 15년간 마이너리그 감독으로 잔뼈가 굵은 지도자 생활을 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LA 다저스, 밀워키 브루어스 산하 마이너리그 루키, 싱글A, 더블A 팀을 이끌며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 육성에 힘써왔다.

선수들과 소통 능력까지 인정받은 수베로 감독은 2016년부터 빅리그에 콜업됐다. 2019년까지 4년간 밀워키 브루어스 1루 주루, 내야 수비 담당 코치를 맡았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밀워키 리빌딩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 기간 KBO리그 출신 내야수 에릭 테임즈와 3년을, 한국인 내야수 최지만과 1년을 함께했다.

지금까지 KBO리그를 거쳐간 3명의 외국인 감독은 모두 성공했다. 2008~2010년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로 팀의 오랜 암흑기를 끊었고, 2017~2018년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2년 만에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20년 맷 윌리엄스 감독도 꼴찌 후보 KIA를 6위에 올려놓았다. 외국인 감독이 이끈 3개팀의 6시즌 모두 5할 이상 승률로 성과를 냈다.

외국인 감독은 국내 감독들과 달리 혈연, 지연, 학연에 얽혀있지 않다. 편견 없는 선수 평가와 기용이 가능해 선수단 분위기를 바꿀 수 있고, 프런트와 적극적인 소통 및 협업으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선진적인 지도와 훈련방법까지 긍정적인 요소들이 많다.

[사진] 김인식-김응룡-김성근 감독(왼쪽부터) /OSEN DB

내로라하는 명장들도 살리지 못한 팀이 한화에서 '성공률 100%' 외국인 감독이 통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낳는다. 아무리 좋은 감독이라도 선수 자원이 부족하고 팀 전력이 약하면 성적을 내기 어렵다. 지난 2008년부터 최근 13년간 가을야구 진출이 단 한 번밖에 없는 한화는 올해 창단 첫 10위로 추락했다. 오랜 기간 암흑기에 허덕이는 바람에 ‘감독들의 무덤’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지난 2006년 한화의 마지막 한국시리즈를 이끈 김인식 감독이 마지막 재계약 감독으로 이후 한대화, 김응룡, 김성근, 한용덕 감독 등 5명이 재계약에 실패했다. 특히 한대화, 김성근, 한용덕 감독은 시즌 중 물러나며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한화 감독 잔혹사’를 썼다. 한국시리즈 최다 10회 우승의 김응룡 감독도, '야구의 신'이라 불렸던 김성근 감독마저 한화를 살리지 못했다.

KBO리그 경험이 전무한 수베로 감독이 혼자 힘으로 한화를 재건하긴 어렵다. 정민철 단장도 "당장 감독 한 분이 오셨다고 팀 성적이 확 바뀔 순 없다. 구단이 인내력을 갖고 어떻게 선수 수급을 하고 육성하느냐 싸움이다"고 강조했다. 수베로 감독도 "리빌딩이라는 것 자체가 어느 팀에든 쉽지 않은 과정이고, 앞으로 3년은 힘든 시간이 될 것이다"고 각오했다.

하지만 기존 선수들을 대거 방출하며 원점에서 시작 중인 한화는 강력한 쇄신, 혁신으로 새판 짜기가 필요했다. 긴 안목에서 프런트와 함께 팀을 이끌어갈 육성 전문가이자 분위기,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신선한 인물로 수베로 감독을 선임했다. 수베로 감독은 "나와 팀 모두에게 중요한 도전이 시작됐다"며 "내게 많은 경험과 계획이 있다. 팀이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강팀으로 성장하도록 내 역량을 모두 쏟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